in dialogue

스페이스원은 오는 5월 21일에서 6월 4일까지 박호은(한국)과 엘리 기어리(영국)의 'in dialogue'를 선보인다. 두 작가에게는 각각 15일의 기간과 한 개의 공간이 주어지고, 그들은 그곳에서 주위 환경과의 자유로운 상호작용 및 대화를 만들어 나아간다. 두 작가는 '자르기'라는 행동을 공통의 매개체로 사용하여 우리 시대의 문화적, 사회적 쟁점들을 이야기한다. 특정한 이야기를 은유로 사용하여 현시대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를 언어적 요소와 시각적 요소가 혼합된 매체의 설치 작업으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 프로젝트는 더 나아가 전시 형태 자체를 실험한다. 즉, 기어리는 빈 공간을 채워가면서 작품을 완성하고, 그와 동시에 박호은은 채워진 공간을 비워가면서 완성한다.

박호은 작가는 그의 고국인 한국에서 사용되는 구어를 시각적인 인용문으로 보여준다. 다양한 시각화를 통해 텍스트를 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박호은의 작업은 현재 진행형인 사회의 한계와 모순들을 조명하며 공적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가능한 현실적인 작품들을 만들기 위해 인터넷 뉴스 게시판, 시위 피켓, 대중 매체에서 텍스트와 이미지를 인용한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언론의 힘이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하는 말이지만, 현실은 대개 그렇지 않다. 옳은 말은 강한 힘 앞에 묵살되기 일쑤고, 그른 말도 권력이 주장하면 관철되기 십상이다. 이 말은 그래서 의미를 갖는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전이다. 그런데 펜이 곧 정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펜은 단지 칼을 쥐지 못한 자에게 주어진 도구일 뿐이다. 또한, 칼이 곧 폭력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펜은 기만한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반복해서 쓴다. 펜과 칼은 얽혀 있다. 어느 한쪽을 풀어내면, 다른 한쪽이 헝클어진다. 이것은 끝없는 갈등에 관한 이야기다. 이 작업은 이러한 현재 진행형의 모순적 고민을 바탕으로 한다./ 박호은 작가노트 중

엘리 기어리는 주위에서 발견한 이미지로부터 얻은 영감을 시각적인 언어로 사용한다. 그의 작품에는 일종의 향수(nostalgia)가 존재한다. 그는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종이 조각들로부터 다양한 의미와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습관과 몸짓, 그리고 사회문화적 문제가 그의 작품이 주로 다루는 주제들이다.

/나는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영감을 구하고, 스페이스원이 위치한 환경에서 디테일을 찾는다. 이번 프로젝트 기간 중에 그 강도를 더해가는 이 도시의 정수(essence)를 발견하는 것이 의도이다. 이번 작업에서 내가 태어난 영국에서 가져온 인쇄물과 서울에서 발견한 인쇄물들을 병치할 것이다. 인공의 환경 속에 존재하는 자연과 그런 환경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완성해 나아간다. 이 작업은 각각 ‘자연,’ ‘몸,’ ‘인공적 환경,’ ‘색’이라는 라벨이 붙은 네 개의 봉투 안에 든 컬렉션에서 시작된다./ 엘리 기어리 작가노트 중

더 나아가 엘리 기어리와 박호은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dialogue'를 개방한다. 기어리는 전시 기간 동안 직접 관객에게 그의 작업 과정을 열고 담론을 하며, 박호은은 그의 설치물과 텍스트를 통해 관객과 간접적으로 담론 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서로 다른 배경의 작가가 스페이스원이 위치한 50여 년 된 공간적 요소들을 접근하는 상호보완적이면서도 모순적인 과정과 상호작용을 경험한다.

Space One presents Bac Ho Un (South Korea) and Ellie Geary (UK) 'in dialogue'. Each of the artists is given a space and a fifteen-day duration to freely interact and create a dialogue within the surrounding space. With the action of 'cutting' as the common medium to communicate, Geary and Bac examine social and cultural issues affecting contemporary society. Using the interplay of visual and text elements via mixed media installation, they frame particular issues as a metaphor to project wider, universal concerns. The exhibition project further experiments with the exhibition making process itself: Geary begins with an empty space gradually filling it to completion as Bac begins in a full space gradually emptying to completion.

 Bac Ho Un uses visual quotations of the spoken language from his home country, South Korea. His work deals with public issues and brings to light society’s contradictions and constraints. Bac is interested in the present; he appropriates images and texts from mass media, protest picket and Internet bulletin boards to create artworks that are in part reality and in part fiction.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This expression is often used to emphasize the importance or power of writing or speech. More often than not, however, this is not the case. Often the right words are suppressed by power, while the wrong words are fulfilled by the support of power. So this expression carries a certain meaning, because it is not reality but an ideal. Pen doesn't symbolize righteousness. It is simply a tool for those who have no sword. In addition, the sword doesn't symbolize violence either. The pen cheats. It writes,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over and over again. The pen and the sword are intertwined. If one unravels, the other tangles. This is the story of the infinite conflict." (Bac Ho Un)

Ellie Geary uses a visual language expressed through imagery sourced from her surroundings. Geary’s work has a nostalgic quality; she creates day-to-day encounters with multiple meanings and possibilities using disparate pieces of paper. Her works mostly deal with issues of social culture, habit and gesture.

"Seeking inspiration from the city of Seoul and details from the local environment of Space One, I intend to capture an essence of the city which increases in intensity over the course of the exhibition project. I will be juxtaposing British print material brought from home with that sourced in Seoul, with a focus on the presence of nature in the built environment and how we exist within these spaces. I start with four collections in labeled envelopes: Nature; Body; Built environment; Colors" (Ellie Geary)  

Both Geary and Bac open up and address the dialogue to the public. Geary directly interacts with the viewers throughout the exhibition and Bac indirectly addresses the public contained in his installation and text. The viewers experience both the process and interaction of two artists from two diverse backgrounds progressing in complementary and contradictory approaches to Space One's unique fifty-year-old spatial elements.

작가 소개/ Artist intro

박호은은 2005년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고, 2014년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로 졸업했다. 현재 서울에서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 2012년 서울대 우석홀 에서 한국 사회에 산재한 문제적 언어들을 다룬 개인전 ‘악플’을 열었으며, 2015년 프랑스 CEAAC에서 외국생활의 언어적 불편을 다룬 개인전 ‘Linguistic Crack’을 열었다. 일간지 양식을 차용한 연출로 대한민국의 문제들을 다각도로 조망하는 <우리나라>(2007)와 교내 폐수영장을 이용하여 우리 사회가 유실하고 있는 것들을 살펴보는 <블랙아웃>(2012)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 외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인트로>(2015), 충청남도 장항 미곡창고에서의 <공장미술제>(2012), 박수근 미술관에서의 <잇다>(2010)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와 CEAAC 등 국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들에 참여했다.

Bac Ho Un received his B.F.A. and M.F.A. in painting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in 2005 and 2014. He is living and working in Seoul. The artist has participated in several solo and group exhibitions including solo show 2015 Linguistic Crack, CEAAC, Strasbourg, France; 2012 Malicious Comments, woosuk hall, Seoul, Korea; group show 2016 Now Watching, CEAAC, Strasbourg, France; 2015 Intro,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MMCA), Seoul, Korea; 2012 Art Factory Project, Rice Granary, Janghang-eup, Chungcheongnam-do, Korea and also worked as a coplanner for the exhibition 《Black Out》 in 2012 which was held in abandoned swimming pool. He has completed his Goyang residency run by MMCA and CEAAC recently.

엘리 기어리는 영국 동부 중부지방 출신에 비주얼 작가로 현재 런던에서 거주 하며 활동 하고 있다. 엘리 기어리는 노팅엄 트랜드 대학에서 순수 미술 학과를 전공 2010년 졸업했다. 그녀의 작품이 선 보인 전시들은 Why Don’t You Paint Flowers? (Harts Lane Studios, 2015); Art on a Postcard (Soho Revue, 2015); The Scars are Not Just Skin Deep (The Cob Gallery, 2014); Against Oblivion (London Metropolitan University, 2013). 2013년 엘리 기어리는 포토그래퍼 Jessy Boon Cowler와 함께 'Splitpin Projects'를 공동으로 전시 기획, 공동 설립을 했다. 그녀는 'Splitpin Projects' 에서 South London Goes to the Seaside (The Viking Gallery, Margate 2014); Art in the Crypt (Camberwell Crypt, London 2013-14); and a promotional video for fashion company Terrible Movement (2013) 등을 기획 했다. 최근에 그녀는 자선 사업Acid Survivors Trust International and The Hepatitis C Trust에 대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녀의 작품은 미국, 유럽, 영국 전반에 걸쳐 개인 소장품들로 민가에 진열 되어 있다.

Ellie Geary (U.K. b.1988) is a visual artist from the East Midlands, currently based in London. She attended Nottingham Trent University, graduating with a BA (1st class Hons) in Fine Art in 2010. Her work has been shown in exhibitions: Why Don’t You Paint Flowers? (Harts Lane Studios, 2015); Art on a Postcard (Soho Revue, 2015); The Scars are Not Just Skin Deep (The Cob Gallery, 2014); Against Oblivion (London Metropolitan University, 2013). In 2013 Ellie Geary co-founded and directed the collaborative Splitpin Projects with artist-photographer Jessy Boon Cowler. Projects include South London Goes to the Seaside (The Viking Gallery, Margate 2014); Art in the Crypt (Camberwell Crypt, London 2013-14); and a promotional video for fashion company Terrible Movement (2013) Geary has recently created work for charities Acid Survivors Trust International and The Hepatitis C Trust. Her work is housed in private collections across the United Kingdom, Europe and the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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