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의 이름은 변하고 있지만/ Naming a Banana on the Table
스페이스원은 황유미+ 정재은 그리고 이아영의 '바나나의 이름은 변하고 있지만' 3 인전으로 2018년을 마무리한다. 2018년 1년동안 스페이스원과 함께 다채로운 프로젝트 및 전시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을 시작한 황유미와 이아영은 정재은을 초대한다. 3인은 각기 다른 대상의 움직임을 탐구하고 가공하는 과정을 통해 이미지를 생산하고 나아가 현실의 고정된 지점들을 확장한다.
옥상에 설치된 이아영의 영상 작업 ‘일출의 죽음에 관한 판타지’는 하루의 탄생과 소멸을 알리는 해의 움직임으로부터 시작된다. 해가 뜨고 지는 풍경을 마치 영원을 향해 달려가며 반복되는 생과 죽음으로 바라보고, 닫혀있는 순환의 고리를 열어내고자 한다. 순환하는 풍경에 개입하고자 하는 환상은 촬영된 영상 내의 움직임을 재배치한 콜라주의 형태로 실현된다. 자연의 상징적인 이미지는 하나의 장면에서 조각나고 변형되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던 규칙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이 때, 새롭게 구성된 조각난 이미지들 사이에서 가상의 내러티브가 발생한다.
정재은의 ‘바나나 모양을 한 어떤 것’은 우연히 떠오른 형상을 ‘아무 의미 없이’ 만들면서 시작한다. 잉여적인 오브제는 소속된 곳 없이 공용 마당, 계단실, 재활용 분리수거장, 건물 옥상에서 만들어지고 보관되고, 머물며 떠돌다가 마지막 종착지인 공원 한 켠의 ‘쓸모 없는’ 비석 위에서 잉여의 계급을 가늠하다가 마침내 실종을 꿈꾼다. 작가는 오브제가 생산자에서 분리된 개체로서 세상에 부유하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바나나 형태의 대상에 부여하는 의미가 과연 얼마나 논리적으로 혹은 실재적으로 합당한 것인지, 그리고 그 당위의 여부와 별도로 관습적인 판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제 혹은 탈락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러한 고민은 탈락된 인식의 결과물이 하나의 잉여로 존재해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상의 또 다른 본질적인 속성으로 발견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또 하나의 질문이기도 하다.
황유미는 정재은의 ‘바나나 모양을 한 어떤 것’에서 오브제가 이동하는 장소들을 도시 곳곳에서 기록하여 구글 스트리트뷰에 업로드한다. 이를 통해, 위치 기반의 플랫폼 사용자를 오브제 퍼포먼스의 새로운 관객으로 섭외함으로써 이미지 안에서의 관찰자, 오브제, 그리고 (오브제의) 배경 간의 유동적인 관계가 조우의 순간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주목한다. 나아가, 영상 작업에서는 각 기록 사진의 단편적 시간을 3차원의 공간에 재구성하여 물리적인 이동에 따라 변화하는 관점에 따라 중첩되거나 생략되는 이미지의 리듬, 원근의 감각, 거듭하는 장면들을 포착하여 확장된 차원을 상상한다.
Space One presents Youmee Hwang+ Jeun Jung and AhYong Lee's 'Naming a Banana on the Table'. Youmee Hwang and AhYong Lee participated as interns working together with Space One on various international projects throughout the year. With Jeun Jung as a guest artist, the three produce images based on their subjective observations of movements on various objects.
AhYong Lee ’s moving image work, ‘A Death Fantasy for the Sunrise’ on the rooftop starts with the movement of the sun heralding the birth and death of a day. As the sun sets and rises, it seemingly rushes toward eternity, repeating the endless circle of life and extinction. The illusion to intervene this closed circulation is realized in the form of a collage rearranging the motion with an original video footage. The symbolic image of nature broken and transformed from a single scene is freed from the rules that was once connected organically. Virtual narratives occur in the new structure between the fragmented images.
Jeun Jung’s ‘Banana-shaped’ is initiated by making an object ‘unintentionally/non-conceptually’ that which comes to her mind by chance. While the superfluous/unnecessary object does not have any specific function nor meaning and does not belong to anywhere, it wanders from place to place: it was made in a communal backyard, stored in a communal staircase, shown on a rooftop of a random building, in a car park and on the street, and finally, it dreams of disappearing on a ‘useless’ monument in a park as it measures the hierarchy of surplus. Following the transfer of the object, she questions how the meaning given to the object is logical or real. She articulates how to respond to the exclusions which occur in the process of the conventional judgement. It is questioning whether the omitted result of the recognition should remain as a surplus or it has a possibility to be discovered as another essential attribute of the object.
Youmee Hwang uploads the documentation of Jeun Jung’s ‘Banana-shaped’ on Google Street View while the object transits around the city. By inviting location-based platform users as new audiences for the objet-performance, she focuses on the transition of the mobile relationships between an observer, an object, and background (of the object) in the images based on accidental encounters. In her video work, she further reconstructs the fragmented moments from the documentation into three-dimensional space. Changing the point of view with physical movement, she reimagines the expanded dimension with overlapped and omitted imagery, sense of distance, and repetition.
작가소개/ Artist intro
이아영은 주로 다중 영상/음악 설치 작품을 만들며 현대적 expanded cinema를 구상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있다. 부분적으로 존재하는 영상, 소리, 음악, 텍스트, 전시 공간 등을 조합하여 하나의 통일된 공간적 서사를 구성하는 작업을 하고있다. 영상의 연속성을 나누며 존재하는 ‘틀’ 과 그 틀 사이의 비어있는 공간들은 서사를 구성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영상 속의 움직임들은 결속성을 만들어낸다.
정재은은 입체, 영상, 사운드, 텍스트,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매체를 혼합하여 인간 행위와 그 결과 사이의 역설적 관계에 대한 질문을 재현하는 작업을 해 왔다. 작가가 관찰자로서 수집한 행위들은 제안, 질문, 항의로 전환되어 재현된다. 최근의 작업은 행위 자체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영상 설치 작업에서 사물을 활용한 전환의 방식을 탐구하는 것으로 확장하여 진행하고 있다.
황유미는 영상, 사진, 설치 작업을 통해 시공간을 새롭게 편집하여 관찰자와 대상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데에 관심을 두고 있다. 공간291 신인작가 지원전(2018)으로 개인전 <세로의 수면(水面)>을 열었고 최근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네마프2018) 중 전시 ‘글로컬구애전X’에 참여하였다.
Ahyong Lee works with media/sound installation dealing with the idea of expanded cinema. She creates a unifying spatial narrative with existing elements of video, sound, music, text and spaces.
Jeun Jung has worked with various mediums including sculpture, video, sound, text, rand performance while mainly representing the question of the ironic relations between action and result, or the illogical behaviour on both individual and social scale. Her work begins with collecting human behaviour and reproduces interesting or ironic attributes of it through a suggestion, question, or an opposition. Her recent work has been expanded from video installations mainly showing the act itself to exploring the way of conversion using objects.
Youmee Hwang works across video, photography and installation, to create a new relationship between the observer and the object with a notion of nonlinear time-space. Youmee Hwang had her first solo show <Standing Surface of Water> at Space291 Emerging Artist Exhibition(2018) and recently participated in Seoul International NewMedia Festival (NeMaf2018).